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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백업.

무엇입니다. 2019. 2. 17. 00:47

나도 다시 읽지 않았다. 사진도 함께 올리면 좋겠으나 방법을 잘 모르겠다. 방법을 찾을 마음의 여유가 없다.

(2016.11~2019.02)

*

1)

슬랙티비즘(Slacktivism)

:해이함(Slack)과 행동주의(Activism)의 합성어; 소심하고 게으른 저항

:온라인 공간에서는 치열한 토론을 벌이면서도 막상 실질적인 정치,사회 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행위


내가 인스타그램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것. 

각자의 만족감을 SNS를 포함한 인터넷에서 느끼면서도 사회에 실제적인 효과를 미치지 못하는 슬랙티비즘은 그리 좋은 말은 아닌 것 같다. 인터넷에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혹은 여기저기서 들은 얘기들)을 강력히 내세우면서도 실제로 현실에서 사람들을 대면하고는 아무런 말도 못한다고 다가오기 때문에.

 그러나 생각만 하고아무에게도 공유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 이 인스타그램에 나의 생각들을 올리기로 했다.


(2016.11.05)


2)

나는 이것저것 생각하는 걸 좋아한다. 가끔 주위 사람들에게 내 생각에 관해 장난처럼 질문할 때도 있지만 답을 찾든 찾지 못하든 그냥 혼자 마무리 짓는 경우가 대다수다(좋게 말해 혼자 마무리 짓는 것이지 다르게 표현하면 실천하지 않고 생각에서 머무른다는 것이다). 큰 의미없는 생각일 때도 있고, 친구들에게 말하면 날 너무 진지한 사람으로 생각할까봐, 어른들께는 나 스스로 부끄럽다고 생각해 말하지 않기에.  평소 내가 하는 생각들을 그냥 간단하게 남겨볼까 해서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만들어봤다. 앞서 말했듯 난 혼자 생각을 하고 마치는데 지나고 나면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가를 잘 떠오르지 않아 한 번 생각을 정리해볼까 해서. 한편으론 부끄럽고, 또 언제까지 이 행동을 이어갈 지는 모르겠으나.  난 SNS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SNS는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글을, 사진을 올릴 수 있는 매체다. 이를 통해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으며 자신의 추억을 남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정말 유익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내가 SNS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그들(나도 SNS를 하기에 우리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도 같지만 약간의 거리감을 두기 위해)의 SNS는 대부분 많은 사람들과 찍은 사진 혹은 잘 나온 셀카, 맛있는 음식, 여행간 곳에서의 사진 등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득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좋은 것들을 기억하고 사람들과 공유하려는 사람들의 특성일 수도 있겠으나 가끔은 사람들이 솔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물론 사람들이 타인에게 솔직할 의무도 없으며 그들이 올리는 글과 사진이 일상의 일부일 뿐 거짓은 아니지만 그냥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는 내가 다른 사람들이 솔직하길 바라는 나의 욕심일 수도, 내 착각일 수도 있다. 아, 그리고 나도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을 포함한 SNS를 하고있다.  으음, 이제부터 이 계정에는 이러한 나의 착각이나 욕심 등을 비롯한 글들을 올리려한다. 앞서 말했듯 내가 사람들이 SNS에서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담아내길 바랐기에 솔직한 내 생각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막 쓰기에 비문이 많을 수도 있고, 결론이 없을 수도 있으며 모순으로 가득할 수도 있다.


(2016.11.05)


3)

2016년 11월 5일 맑음


오랜만에 책장 구석에 위치하고 있는 일기장이 눈에 들어와 그냥 한 권 꺼내 읽어봤다. 6년 전 겨울, 일기장에는 당시 다녔던 바둑학원에서의 일, 친구ᆞ 가족들과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중 하루의 일기가 괜히 나를 생각하게 했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오늘은 제17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 나도 빨리 어른이 되어서 투표를 하고 싶다. 그런데 왜 투표는 어른들만 할 수 있는 것일까? 만약 나에게도 투표권이 있다면·····.” 초등학교 1학년 내가 생각하는 대통령은 그렇게 큰 의미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니, 대통령이 어떤 직책인지를 잘 몰랐던 것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지금의 나에게는 부모님,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의 말씀과 사회, 역사 시간의 수업, 보고 들은 뉴스 덕분(때문?)에 당연히 대통령의 개념이 7년 전과는 많이 다르다. 대통령의 역할과 의무, 또 중요성. 많은 것들을 자라면서 배웠지만 부끄럽게도 난 7년 전 던진 질문에 아직도 쉽게 답하지 못한다. "왜 투표는 어른들만 하는 것일까?" 수업시간에 배운 것,  그리고 사회를 짧지만 살며 느낀  것들로 조금이나마 답하자면, 어린이와 청소년은 아직 누가 좋은 사람인지 판단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 정도. 즉, 19세 이하의 국민(선거권이 주어진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임을 인정하는 측면에서 국민이라는 단어가 적절한가는 잘 모르겠다.)은 독자적인 판단을 할 수 없다는 의미로 생각된다. 이런 의미에서 그럼 과연 신거권이 주어진 19세 이상의 국민은 모두 누가 좋은 사람인지 다 아는가하는 의문이 든다. 삶을 살며 학생들보다 많은 경험을 하셨으며 다양한 것들을 보고 들으신 것은 맞지만 '모든 사람'이라는 범주에서 봤을 때 난 잘 모르겠다(물론 역사를 만들어오신 분들을 존경한다.). 오늘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모여 자신들의 생각을 외치는 시위가 열렸다고 한다. 난 아직 용기가 부족해 가진 못했다. (또 여기에 간 모든 학생들이 정말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러 간건지 하는 약간의 불확신도 있고) 이를 다룬 한 뉴스에서 한 어른께서 "학생들이 이런 곳에 나오게 해서 미안하다."라고 말씀하신 인터뷰를 봤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한 마디였다. 그분께서 왜 미안하다고 말씀하신지 모르는 건 아니지만 나는 내가 어른들께 사과를 들어야 할 위치가 아님을 안다(그리고 어른들께 감사드리며 그분들을 존경한다.). 나 역시도 어른이 되는 때가 올 것이기에 더더욱.

 다만, 청소년이 미래 세대이자 미래 유권자임은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차세대라는 이유로 정치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에게 학업에 더 집중하라는 시선이 줄었으면 한다. 물론 학생으로서 학업, 공부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도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과 함께 일기를 마친다. "왜 20대 투표율은 낮을까?" 으, 쓰다보니 하루가 지났다. 만약 19년 뒤 11월 5일 국가 선거가 진행되면 11월 6일에 태어난 아이들에겐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을텐데, 내가 너무 소중한 시간을 보내 버렀나하는 생각이 든다. 유독 생각이 많은 하루였다. 

이제 학생으로서의 역할을 하러 가야겠다.

이저 국민으로서의 역할을 하러 가야겠다.


(2016.11.06)


4)

룸룸메를 사랑한다.

 물에 비친 자신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나르시소스를 생각할지는 모르겠으나 룸룸메를 향한 나의 마음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할 룸룸메가 있음에 감사한다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내게 룸룸메인 이들에겐 내가 룸룸메가 될 수 있게 해주는 이들을 사랑한다는 게 더 정확하겠다. 

해시태그와 사람 태그하는 방법을 룸룸메, 혜수가 알려줬다. 신기하다.

 #룸룸메


(2016.11.06)


5)

Trump Triumphs


나름 세계적으로 역사적인, 미국의 4년을 대표할 대통령이 당선된 걸 글 하나쯤은 남겨두고 싶어서.


대통령; 공화국의 국가원수.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고 행정권의 수반이 되는 국가 최고 통치권자.


(2016.11.09)


6)

"무에서 유로 나아갈 때 관념적인 분석만으로 이미 하나가 셋이 된다. 무는 하나이고, 유는 둘이며, 무와 유, 그리고 무와 유에 대한 느낌과 말은 셋이 된다. 이렇게 변화하고 더해지고 무궁함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하물며 유에서 유로 나아갈 때는 어떻겠는가!" 나는 시간이 될 때 며칠 날 잡고 고전을 읽곤 한다. (시간이 없다며 요즘은 잘 못 읽지만..) 책 속의 내용들이 뭔가 지혜를 더해주는 느낌이 좋아 읽는 것이지만 사실 그때 흠뻑, 또 맘껏 음미하고 시간이 지나면 몇몇 구절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잊어버린다. 잊어버리지 않고 머리에 각인된 몇몇 구절 중 하나가 바로 위에 써있는, 장자 내편에 나오는 하나 둘 셋에 관한 이야기다.

위의 내용처럼 천지와 함께 사는 것과 만물이 하나 되는 것이 이치라고 생각하면,  하나가 생긴 것에 대해 말할 때 이미 그 하나 속에는 하나만 들어 있지 않고 둘(객제와 주체), 나아가 셋(객체와 주체에 대한 인식)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것들이 모여 무에서 유를 넘어 유에서 유로 나아갈 수 있고, 이렇게 모인 셋들은 많아져 그 이상의 것을 창조해낸다. 이러한 무궁함은 결국 하나로 합쳐지고, 많은 것은 곧 하나를 만들어낸다. 즉, 많은 것이 곧 하나고, 하나가 곧 많은 것이라는 얘기로 생각된다.  이 구절을 읽고, 나는 '우리는 하나야!'라는 표현을 평소에 잘 쓰지 않았는데(이런 표현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하고 나면 내가 논한 '하나'란 표현에 괜한 의문이 들어서), 요즘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우리가 하나가 되어야할 때"란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어쩌면 정말 그곳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하나로 모인 것이고, 최초의 것들을 써내려가고 있는 이들이 무궁함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또 이 무궁함은 하나가 될 것이며, 이 하나는 무궁함이 될 것이며.... 으, 쓰다보면 끝이 없을 무궁함과 하나, 또 하나와 무궁함의 관계 속에서 나는 이들의 하나 된 마음이 뜻을 이루길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2016.11.12)


7)

오늘은

추억의죠스(신세계4악장)를먹었다

수현이와지원이 그리고 지민림

#지원


(2016.12.20)


8)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지만 이들은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니 있는가를 조심스레 물어봅니다. 

이 상황의 조건은 조심스레를 전제로 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온점으로 마무리.


(2016.12.20)


9)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 그래도 난 살아야겠다.

-남진우

선한 바람이었길 바람.

혹 아니라면 먼 미래 돌아봤을 때 태풍이 남긴 정신 없는 잔재들보다 순환된 공기들이 먼저 떠오르기 바람.

이젠 불지않는 바람에 아쉬워하지 않고 여느때처럼 살아나가길 바람.

바람에 바람.


(2016.12.20)


10)

책으로 돌아본 호호님의 2016

밀린 독서기록장을 쓰다가

-뇌 1,2: 바둑엔 알파고, 체스엔 딥 블루. 우연히 읽을 때가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이 있을 때라서 재밌게 읽은 책. 흥미진진.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다. 과학적인 내용을 철학적, 문학적으로 가장 잘 표현하는 듯하다. 호호 -제3세계 5: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최신작. 올해 5,6권이 나옴으로써 완결된 책. 나오기 전엔 꽤 기다렸는데 아직 6권은 읽지 못했다(아니 않았다.) 솔직히 5권이 지난 4권까지 내용이랑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 느낌. -방드르디: 금요일(=프라이데이=방드르디)이란 뜻으로 그 뭐야 어 맞다 로빈슨 크루스를 재해석 한 책. 서술자가 크루즈가 아니라 프라이데이다. 책 읽을 때는 뭬에했는데 책 끝에 실린 해석을 읽으니 굉장히 철학적인 내용이었다. 방드르디는 복종하는 노예가 아닌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인물이 될 수도. -생각한다는 것: 제목 그대로 생각에 대해 이야기한 책. 생각이란 무엇인가? 자유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 알게 된 디오게네스는 내가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서양 철학자다. 내게 삶을 살 기회가 3번 정도 주어지면 한 번쯤은 그가 추구한 삶처럼, 즉 개처럼 살아보고 싶다. -노자/장자/열자: 여름 방학에 노장 사상에 빠져서 읽었던 노장사상을 대표하는 3권의 책. 개인적으론 장자가 제일 쉽게 읽히긴 했는데 노자가 제일 좋다. 물이나 신체에 사회를 비유하고 여자를 이상적인 대상으로 표현한 것에 감탄! 호호 -저널리즘의 미래: 어둡다. 결론은 밝지 않다. 호호 열심히 살자. 지금까지의 저널리즘의 역사를 한번 슉 훑고, 많은 것이 모바일화됨에 따라 정확도와 공정성이 떨어진 오늘날의 저널리즘을 비판한 뒤 밝은 미래를 위해 언론에 필요한 노력들을 담은 책. -뉴스의 시대: 사랑과 불안에 대한 책으로 유명한 알랭드 보통의 책. 책 표지부터 내용까지 아주 담백함이 묻어났다. “내면 탐구에 반대하는 이 뉴스라는 존재가 얼마나 질투심이 많은지, 그리고 우리 내면으로 얼마나 깊이 침투하기를 소망하는지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우리의 일그러진 영웅: 예전에 읽고 며칠 전에 다시 읽었는데 요즘 정국이랑 약간의 접점이 있어서 공감도 되고 처음 읽었던 때랑 느낌이 달랐던 책. 덕분에 답답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가끔 센델이 ‘나는 하버드생이다.’라는 자랑이 있어 몰입이 떨어진 걸 제외하곤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 돈은 역시 돈이지만 아직 돈이다? -페러독스 et 딜레마: 윤리과 추천 책이라 읽었는데 뭔가 윤리: 수학: 종교가 3:2:1 정도 비율로 섞여있던 책. 단편, 단편 이루어져 있어 읽기도 쉬웠고 책 제목의 ‘딜레마’에서 알 수 있듯 인간으로의 고민을 철학적으로 다룬 것이라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재밌었다. -세계를 삼킨 숫자 이야기: 숫자 중에서도 확률의 역사를 다룬 책인데 개인적으로는 확률 비판한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때문에 디킨즈란 작가에 대한 다른 시각이 생긴 듯하다. 확률은 소수가 아닌 평균을 보여주는 값이다. 호호 -즐거운 불편: 명품을 사기 위해 빚을 지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과소비하는 우리를 비판. 작가가 환경을 위해 계획하고 시행한 불편한 실험. 나의 삶을 돌아보자!  외의 소설은 기억에 오래 남지 않았고(예상했던 감동 스토리, 호호) 역사, 과학 등 전문 서적은 그냥 읽을 때 지식이 느는 느낌이 들고 여운이 길지 않아서(혹 읽고 조금 더 찾아보는 것 정도) 생략.


으아아 읽고 싶은 책들은 넘쳐나지만 밀린 독서기록장을 쓰러 갑네다. 호호


(2016.12.24)


11)

정현이(@uj***09** )의 꿈목록


친구들 내가 꼭 할 말이 있어.

너희 진짜 영화를 보려면 절대로 마스터를 보지 말고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를 봐야 돼.


어?


야 오늘 진짜 기숙사 노래 대박이었어. 처음에 야생화 나오고  그 다음에 붐붐 나왔어.


안녕하세요. 저는 설마 거 위다 쓰려고? 아니야 아니야. 어 그러면 안돼는데. 그러면 그러면 어.

에스큽수는 내 남친이고 박효신은 내 남편이야.

내 꿈은 세계 평화를 지키는거야.

나는 사실 경찰이 되고 싶은데....(생략)


있습니다. 저는 근데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제가 뭐하고 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2학년이 되면 정신을 차리고 해야되는데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아요.

저는 제 꿈을 꼭 이루고 싶어요. 제 꿈은 (**)와 입맞춤을 하는 것이에요.


지금 정현이의 꿈을 이뤄주러 갑니다. 호호


노랗게 물든 숲 속으로 난 두 갈래 길

몸 하나로 두 길 갈 수 없어

지금부터 먼먼 훗날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 쉬며 말할 것이다

어느 숲 속에서 두 갈래길 만나

나는 사람들이 적게 선택한 길을 택했노라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게 달라졌더라고.

-프로스트, <가지 못한 길>


(2016.12.27)


12)

아는 것. 사실을, 사실로 위장한 거짓을

알고 싶은 것. 덕분에 아는 것

알고 싶은 것. 하지만 알지 못하는 것

아는 것. 알지 못했을 때를 그리워 하지 않는 것

알지 못하는 것. 알고 싶다는 욕망조차 없는 것

알지 못하는 것. 알고 싶다는 관심조차 갖지 못한 것

아는 것. 의심하지 않는 것

알지 않는 것. 알고 싶지 않은 것. 나름의 핑계에서 비롯된 것

아는 것. 알지 않는 것의 핑계를 제공하는 것

아는 것. 거짓을, 거짓이길 바라는 사실을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안다."

7777777


(2016.12.29)


13)

거울 속의, 화면 속의 자신의 존재를 믿는가. 

나는 존재하는가.

나는 존재한다.

하물며 내가 존재한다는 걸 무엇이 증명할까.

거울에 비친 나를 혹은 사진 속 나의 모습이 내 존재의 근거가 되는 걸까.

저녁 시간이 되자 맛있는 것이 먹고 싶은 나의 허기진 배와 맛있는 것을 앞에 두고 다지는 입맛이 내가 존재한다고 말해주는 걸까.

이 모든 것은 과거의 내가 아닌가. 지금 이 순간(이제는 이미 과거가 됐을), 내가 말하는 순간 과거의 것이 되어 버리는 딱 그때의 나를 보고 싶다. 으, 이것 이상의 욕심은 없을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2017.01.11)


14)

깔끔하다.

하루하루 순간순간 알차게.


(2017.01.13)


15)

소소한 행복.

웃음이 아름다우셨던 이름 모를 여성분께, 항상 웃으며 인사 받아주신 경비 아저씨께 순간의 부끄러움으로 하지 못했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하루의 시작과 끝이 하하호호다.


날씨는 추워도, 세상이 혼란스러워도 아직 사람들은, 적어도 내가 만난 사람들은 마음이 따뜻한 것 같다. 감사하다.


(2017.01.25)


16)

어릴 땐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뀔 때만큼 좋은 때가 없었다.


요즘은 그냥 수많은 쉼표 속 마침표 하나 찍힐 때가 좋다.


물음표가 없어진 게 아니라 쉼표들 사이에서 없는 척하고 있음을 알기에 가끔은 물음표로 가득했던 그때가 문득문득.


물론 아직도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바뀔 때의 짜릿함은 좋고, 느낌표 이전의 마침표로만 돌아와도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난 아직 어리다. 호호. 헤혜.흐흐흐.


(2017.02.02)


17)


2017.02.04

 잠을 자려는데 오전에 아무 생각 없이 시청역에서 나와 본 모습이 계속 떠오른다. 꽤나 인상 깊었다.  옳고 그름, 잘하고 못함, 해야할 것과 하면 안될 것의 문제, 이념 혹은 성향의 차이 때문은 아니다. 잘 모르겠지만 어떠한 논제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이 있다면 반대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다수에 의해 소수의 의견이 묵살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가 아닐까하는 생각에. 물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생각보다 인원이 많아 놀랐다. 생각보다는 경험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도 같지만, 내 생각은 내가 본 뉴스와 기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내가 뉴스에서 본 것은 민주적인 촛불 집회와 애국을 가장한 태극기 집회였다. 내가 눈으로 본 것은  두 집회에서 서로 외치고 있는 것이 달랐을 뿐 이곳도 그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곳이었다. (물론 타인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자신의 생각만이 오직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야 겠지만.) 다만 각자 눈 앞의 사실들과 각자 머릿속의 생각 중 나는 전자를, 그들은 후자를  더 믿는 것 같지만. 이 신뢰는 단순히 요 몆달며칠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닌 지금까지의 살아온 환경과 지금도 생겨나는 역사적 사건들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일 터이니 그낭 그런가보다 하고 만다.  이런저런 생각은 드는데 말로 정리가 안되는 것을 보니 졸린가보다. 각설하고, 내가 오늘 가장 절실하게 느낀 건 언론은 민심의 영향을 많이, 굉장히 많이 받는다는 것이었다. 내가 뉴스와 눈으로 본 것이 같지 않은 이유는 내가 짧게 본 그곳의 모습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건 그곳에는 뉴스 속 사람수보다 많았다. 정말, 훨씬. 그렇지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도 중요한 것만큼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나가던 외국인들은 이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 순간들을 미래에는 어떻게 이야기할까? 역사로 어떻게 기록될까?


(2017.02.05)


18)

무려 9년 전.

갔은 반이 된 민수는 지금 내 기억엔 정말 장난을 많이 치지만 바둑을 잘 두는 친구였다.


저것이 나의 그림일기 마지막 페이지다. 그리고 나의 그림일기 중 유일하게 그림이 색칠이 되어 있지 않다. 1학년이 끝나 선생님이 검사하지 않으셨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2017.02.25)


19)

2010

일기에 등장하는 지원이와는 서로 다른 중학교에 다니며 잊고 지내다 작년 이맘 고등학교 OT때 같은 반 친구로 다시 만났다. 세상은 참 넓으면서도 좁은 것 같다. 아니 내가 넓은 세상 중 좁은 공간에서만 머물고 있는 것 같다.


가끔 과거의 내가 쓴 일기를 읽는 건 재밌다. 어린 아이의 순수함과 상상력에 웃음이 나온다. 당시 선생님은 이걸 읽으며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2017.02.25)


20)

정신 없음마저도 정신 없던 5일이 지나갔다.

그 안에서 소중해질 인연들도, 소중한 인연들도, 소중해질뻔 했던 인연들도 스쳐갔다. 모두 소중한 시간이었다. 며칠 뒤면 잊혀질 상황도, 가끔 문득 떠오를 순간도 모두.

오늘은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내일을 위해 일찍 자야지! 

묘한 성취감과 감사 그리고 괜한 아쉬움과 후회. 오묘하다.


(2017.03.24)


21)

네 번째 도덕경.

읽을 때마다 새로운 걸 알게 돼 계속 읽게 되는 책.

한글 번역본으로 읽어 이전보다 훨씬 쉽고, 재밌게 다가왔다.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덕경 43편의 내용. 다른 편에 비해 짧고 자연과 빗댄 부분이 거의 없어서인지 여태까지는 크게 인상 깊진 않았는데 오늘은 이 안에 담긴 내용이 나에게 부드럽게 다가온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은 물이지만 가장 단단한 바위를 부릴 수 있다. 형체가 없기 때문에 가장 약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털끝만큼의 틈새만 있어도 바위 속 구석구석으로 스며들어 갈 수 있다. 

사실 노자를 좋아한다거나 도덕경을 재밌게 읽는다고 말하면 굉장히 시대와 동떨어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정말 기회가 된다면 한번 쯤 읽어 봤으면 한다. 단순히 삶과 정치를 자연에 빗대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이것들을 전하는 과정에서 여러 삶의 지혜를 가르쳐준다. 책속에 분명 종교적(철학적)인 과장도 있고, 이 책속의 지혜가 모두 정답인 것도 아니지만 책을 읽고 나면 읽기 전과는 다른 감정을, 생각을 갖게 된다.


(2017.05.03)


22)

@r**.1.m* 내 손을 잡아주어요.


(2017.05.04)


23)

동상이몽

같은 곳에 모여 서로 다른 생각을 한다.


1. 생각을 하다.  생각을 하는, 나아가 내가 생각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생명체로 매순간을 살아간다는 것은 큰 감사 중 하나다.


2. 같은 곳에 모이다.  같은 곳에 모인 것만으로도 우리는 엄청난 인연이 아닐까.


3. 서로 다른 생각을 하다.  같은 공간에서 생각을 할 수 있는 생명체로서 만난 엄청난 인연인 우리가 같은 생각을, 조금 더 비슷한 생각을 하길 바라는 것은 나의 욕심인 걸까.  쌓여있는 책들 앞에서 핸드폰을 만지작하는 나를 통해 같은 공간, 같은 자아의 생각조차 다른 걸 보니 내가 너무 큰 욕심을 갖고 있었던 것도 같다.

 생각은 참 쉽고도 어렵다.


(2017.05.30)


24)

말을 아끼다.

(2017.09.24)


25)

나 이런 거 못 써

너무 현실감 있는데

이왕 한 김에

#ktx매거진

(2017.10.25)


26)

1. 지난 수목금 3일간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수학여행이란 본래 여행을 다니며 학업을 수행하는 것이 목적인데 우리의 여행은 그저 관광 명소의 예쁜 장소에서 앞다퉈 사진 찍는 여행이지는 않았는가. 그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웠을까. 친구의 소중함 혹은 단체 여행 에티켓 정도는 될까. 남는 건 사진이라지만 사진만 남기기엔 2박 3일의 시간이 조금은 아까워 지금의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2. "버스에 타면 제일 먼저 뭐부터 해야 하지요?"라는 말로 시작하는 버스에서의 이동. 버스를 타면 누군가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랫 소리에 맞춰 노래 부르기에, 또 다른 누군가는 지난 밤 못 잔 잠에 들기에 바빴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하기 바빴다. 그저 하루 지난 오늘도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니 참 별 것 아닌 생각이었나 보다.


3~5.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사진 기술이 부족해 한 컷에 세 모습을 담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저곳은 용궁사, 이 절에서 관세음보살이 용을 타고 승천하는 모습의 보였다는 것에서 이름을 땄다고 한다. 각설하고, 이곳엔 여느 절과 마찬가지로 동전을 던저 넣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작은 돌구멍(?)이 있었다. 일명 행운의 동전점.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향해 동전을 던졌으리라 추정되는데 내가 본 그곳엔 동전이 아니라 사람이 가득했다. 그 사람들은 각종 도구를 동원해 동전 꺼내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곳이 일컫는 '행운'의 주어는 동전을 던지며 마음속 소원을 비는 이가 아니라 소원 비는 이들의 동전을 주워 담는 이었던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며 잠시 고개를 돌리니 바다 위에 떠있는 스티로품 더미가 보였다. 저 스티로품 더미는 누가 꺼내 올려야 할까. 누구든 바라만 봐야 하는가.


6. 이번 여행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 핸드폰 기본 카메라가 담아낸 솔직함과 복덕 게시판에서 느껴지는 복덕거림이 좋다.


7. 여행의 아쉬움이 있었다면 여행 장소가 부산인지 잘 모르겠던 것. 그래서 자유 여행 시간에 친구 한 명과 부산의 마을버스를 타봤다. 가격은 750원, 서울보다 300원 비쌌다. 버스 안의 모습은 사실 내가 평소에 타는 버스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자연스러운 부산 사투리를 들었던 것, 두 정거장을 타고 가서 내린 곳에서 낯섦을 느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짧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곳에서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그 여유가 난 참 좋았다.


8. 정말 수학여항의 목적이 학교에서 배운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이었다면 지난 문학 시간에 배운 해당화를 본 것. 해당화 한 송이가 두 송이, 세 송이가 되는 마술을 아십니까?


9. 아마 지난 2박 3일 간 여행은 친구들과의 추억 쌓기 위함이었나보다. 친구들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보다 더 큰 배움이 있을까.


10. 친구들의 소중함을 느꼈던 것보다 더 큰 배움이 있을까.

(2017.10.28)


27)

괜히 펴봤다.

중3 김(**)님의 생각. 참 당돌했다.


지금도 저때랑 생각하는 주제는 비슷한 듯. 당시에는 삶에 관한 근본적인 것이라며 홀로 진지하게 생각하지만 훗날 돌아보면 별 것 아닌 그런 생각.


그리고 다행히(?) 현재의 나도 지금까지의 삶에 만족하고 있으며 일관적인 삶을 사는 것 역시 삶의 큰 축이 되는 목표.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1. 오늘을 즐기며 살지는 못하는 듯. 

2. 내게 불리한 현실이 눈앞에 놓이면 부정하려 하는 듯.  하루하루가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즐기는 것도 아니기에. 사실 '내일은 내일'이라는 생각 자체가 대한민국 고등학생으로서는 너무나 이상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버렸고, 사회에 나가면 이것은 더욱 먼 나라 이야기가 될 것을 짐작하기 때문임을 알지만 매번 부정하게 된다.  그래서 슬프지만 매일매일을 즐기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으니 '만족할 만한 하루를 보내는 것'으로 타협해야지. 매일 밤 편하게 잠들 수 있는 정도. 휴.  오늘 밤 편하게 자야지. 그래서 나 내일은 뭐하고 있을까? 1년 뒤엔? 10년 뒤엔?


2017.11.24. 01:19

(2017.11.24)


28)

원래 연말 이쯤 나 홀로 여행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말고사가 끝나고 읽고 싶던 책들의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덕분에 자본이 부족해 지금 난 그 책들과 함께 뒹구는 중이다. 읍, 현대는 자본으로 돌아간다고  마지막 책에서 이야기했으니 수긍하련다. 대신 그 여행의 목적이었던 ‘나의 한 해 돌아보기’나 해보려 한다. 나는 글을 잘 쓰지 못할뿐더러 다른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잘 못하는 터라 이곳에서 글 쓰는 것이 한없는 덧없음이란 것을 알았지만 그냥 쓴다. 애쓴다. 지금부터 쓰는 건 올해 내가 한 생각들. 

_덧없음에 대하여

“요즘은 덧없음에 대하여 종종 생각한다. 그렇게 덧없음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이런 덧없음에 대한 생각조차 어느새 덧없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런 덧없음에 대한 생각이 덧없는 것일까 생각했던 것이 과거에도 덧없게 반복되었다는 것을 알게 돼 다시 덧없게 되지만.” 이 생각을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말하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없겠네.’ 아이고, 덧없어라. 

_(괄호)에 대하여

삶이다. 삶은 수없는 괄호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왼쪽 괄호를 그렸으면 오른쪽 괄호까지 그려야 안의 내용이 담기지 않겠는가. 농담이고, 그냥 아무 의미 없이 취한 손짓에까지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 그냥 괄호는 괄호다. 

_정답에 대하여

난 한국에 사는 곧 19세가 되는 여학생이다.

:한국에 산다. - 정답이 아닌 것은 오답이라고 배웠고, 그래서 매번 옳은 답을 찾으려 했다.

:곧 19세가 된다. - 나를 위한 수능특강이 곧 나온다. 수많은 문제집을 풀며 오답을 정답으로 바꾸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고, 계속해서 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성인이 되기 전 마지막 한 해다. 사실 2018년 12월 31일의 나와 2019년 1월 1일의 내가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진 않다. 그저 세상에서 나를 미성년자가 아닌 성인으로 규제하여 여러 자유와 책임이 날 따라다닐 것이다.

:여학생이다. - 넘어야 할 벽이 아주 많이 있다. 그리고 아주 얼마 전에 깨달은 건데 모든 일에 정답을 찾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_나의 착각에 대하여

나는 내가 ‘말하기’를 제법 잘하는 줄 알았다. 말하기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어떻게 말하는 것이 좋을지를 묻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 ‘착각’이었음을 올해 여러 번 깨달았다. 우선, 말하기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평가에선 ‘이성적인’ 것만 말하면 됐기 때문이다. 주어진 주제에 대해 정해진 시간에 친구들의 눈을 적당히 마주치는 등 ‘좋은’ 발표의 기준에 맞춰 말하면 됐다. 가끔 ‘적당함의 적당함’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지만 금세 잊혔고, 결국은 이미 정해진 좋은 ‘틀’에 나의 것을 대입하면 됐다. 따라서 내가 잘하는 것은 말하기가 아니라 ‘적응하기’였던 것인지도. 나아가, 학교에서의 발표에는 대부분 ‘내 감상’은 빠져있다. 나의 것을 남의 것으로 만들어 주는 과정이기에 나 역시 다른 사람의 것을 ‘열심히’ 나의 것으로 만들면 됐다. 그냥 책을 읽고, 선생님께 질문하고, 인터넷에 검색하면 됐다(물론 이것도 쉬운 게 아니다.). 이것 역시 내가 잘하는 것은 말하기가 아니라 ‘이해하기’였을지도 모른다고 내게 속삭여준다. 각설하고, 말하기 평가에서는 나만의 것을 남에게 이야기 할 필요는 거의 없었다. 같은 맥락에서 친구들이 나에게 말하기 방법을 물었을 때 내가 잘 답할 수 있었던 것은 이야기의 주어가 ‘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읍, 지금도 내 생각을 이야기하려니 정리를 못하는 나의 모습을 보아라. 읍, 나의 말하기에는 이성만 있고 감성은 없다는 이야기고, 그래서 난 내 생각, 내 감정과 관련된 조금은 감성적인 이야기는 정말 못한다는 것이다. 말하기 평가와 대조되는 것으로 평소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가 떠오른다. 무엇 때문인지 내 생각을 얘기할 때면 머리가 여러 번 굴러가고(물론 말을 할 땐 생각해야지), 정리가 돼야만 굳게 붙어있던 두 입술이 떨어진다.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이렇게 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등 왜 말을 못할까. 올 한 해 내가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 반의 반의 반만 이야기했어도 내 삶이 제곱은 더 윤택했을 듯하다. (말하지 못한 내용들은 알찬 생각의 주제들로 치환돼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결론을 맺고 해서 삶이 기대보다 2배 정도는 윤택했다.) 읍, 내 권리를 찾읍시다. 내 목소리를 냅시다.


(2017.12.25)


29)

2017_2


_머지않아 예쁠 꽃에 대하여

종종 지난 3월 모의고사 필적 확인 문구가 떠오른다. ‘너는 머지않아 예쁜 꽃이 될 테니까.’ 잊히지 않는 이 문구는 내가 모르는 힘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내가 곧 피어날 것임을, 즉 아직은 피어나지 않았음을 이야기하고 있어서인지 막 좋은 건 또 아니다. ‘머지않아’라는 가까운 듯 불확실한 보장이주는 애매함 때문이랄까. 뭐, 내 감상은 여기서 접어두고 이 문구를 보고 근 10개월이 지났다. 계절이 3번 바뀌었고 자연의 그것들도 여러 번 옷을 바꿔 입었다. 그 옷 중 하나는 ‘예쁜 꽃’이었으리. 그리고 다시 3월의 그때처럼 나뭇가지만 덩그러니 남았다. 나는 그동안 어떤 꽃이었을까.


_변화에 대하여

난 무엇인가 변하는 것에 익숙지 않다. 그래서 변화보단 일관된 것을 좋아한다. 이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지만 내가 계속 만날 것들에 대해선 처음 그 모습이 지속되길 바란다. 그런데 올해 여러 차원의 변화를 보며 든 생각은 옳지 못한 것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내게 지금 필요한 것은 변화를 두려운 것이라 느끼는 내 생각의 변화다. 

_내가 싫어하는 것에 대하여

없다. 사실 하나 있다. 무언가 싫어하는 것을 싫어한다. 사실 어떤 것을 싫어하는 감정을 아직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좋다.’ 혹은 ‘싫다’는 가치는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나는 싫다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다른 사람들은 싫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난 아직 잘 모르겠다. 왜 사람들은 무언가를 싫어하고, 지적하고, 피하는 걸까. 이것이 요즘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_성공한 삶에 대하여

누구나 공부를 한다. 그리고 그걸 제일 잘한 이들이 좋은 대학을 가고, 또 그중에서 더 잘한 이들이 더 어려운 공부를 해서 의사, 변호사, 고급 공무원이 된다. 모두가 다하는 것을 제일 잘해서 얻어낸 자리 보니 이런저런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인정해 주는 게 있다. 이들의 삶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삶을 성공과 실패로 나누는 기준은 뭘까. 자아실현, 가족, 사랑, 인간관계, 부, 명예. 이것들을 빠짐 없이 이뤄내야면 성공한 삶일까. 그럼 성공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니면 이 모든 것을 못 가진 채 삶을 마치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 이 중 하나만 가져도 성공한 삶일까. 읍, 그럼 성공한 삶은 행복한 삶이랑 구분되어야 하는 것일까. 또 행복한 삶은 뭘까. 삶을 사는 것만큼이나 아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다.


_낯가림에 대하여

내가 낯을 가린다는 것을 얼마 전에야 알게 됐다. 17년 동안 나와도 낯을 가리고 있었는데 처음보는 그 사람에게 낯을 가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_망각에 대하여

‘한 달 전 점심식사 메뉴가 무엇인지 기억하냐.’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런데 정말 내가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오래 전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실 그리 오래 전도 아닌데. 으, 이런 저런 생각들의 결과는 ‘망각’인걸까. 이 글 역시 국가적으로, 개인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던 올 한 해 중 최근 며칠의 생각만 비추고 있다. 

_욜로에 대하여

한 번 사는 인생, 더 열심히 살아야지. 

_노자와 최진석에 대하여

지난여름 스스로 세운 규칙이 있다. ‘시험이 끝나면 도덕경 읽기.’ 읽을 때 얻는 깨달음이 좋았고, 아무런 규제를 하지 않으면 노자에 빠져버릴 것만 같아서. 재차 읽으며 단순히 ‘좋다’에서 나아가 이런 측면에서 바라본 이것들을 이 상황에 대입하면 ‘적절하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책을 편식하면 세상을 편협하게 바라보게 된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계속 편식하고 싶은 책이다(이미 편협해진 건가.). 내가 처음 읽었던 노자 관련 책은 최진석 작가의 것이었는데 여기까지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 제가 정말 좋은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인간이 그리는 무늬’. 작가는 최진석, 출판사는 소나무. 이 책을 읽고 감명 받으시면 이분의 여러 책을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이 책들에선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고 이야기해줍니다. 근데 그 과정이 아주 설득력 있어요. 

_책과 생각에 대하여

나는 책을 좋아한다. 책을 읽으며 여러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생각을 좋아한다. 생각을 하다보면 책을 읽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세상은 책속의 지식만으론 살 수 없고 나의 생각만으론 더더욱 살 수 없다. 그리고 나의 생각에 관한 글을 마치려는 지금 드는 생각은 이 시간을 미뤄둔 책을 읽는데 사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다.


(2017.12.25)


30)

2018년 1월 사는 이야기


_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과후를 수강했다. 우선, 참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말할 때 '이거 말 해도 괜찮을까.'의 기준에서 헤매던 나에게 큰 도움이 됐다. 물론 그 시기가 2018년 겨울이었다는 것이 개인적으론 참 아쉽지만. 보다 여유가 생기면 서로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테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 함께하고 싶은데 그대 생각은 어떠한지? 

_이거 이래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일관된 삶을 살고 있다. 이런 규칙적인, 내일 이 시간의, 다음 주 이 시간의 내가 무얼 하고 있을지 상상이 되는 일상, 참 좋다. 이걸 쓰다 번뜩 든 생각인데 나 다음 주 이 시간엔 기숙사에 있겠네. 이 일관된 삶의 단점이 하나 있다면 요일 및 시간 개념이 점차 사라진다는 것.


_1관된 삶에서 잠시 나와 오랜만에 인스타그램에 접속하고 벌써 수능특강이 나왔음을 알게 됐다. (다음 주에 나오는 줄 알았는데..) 수능특강 표지엔 천체 파트가 연상되는 별 그림과 함께 이러한 문구가 써있다. '잘 했고, 잘 할 거야.'. 아마 유명한 격려 문구인 "


(2018.01.28)


31)

김(**) TMI


김(**)는 같은 기종의 시계를 세 개 소유하고 있으며 가끔 생각나면 바꿔가며 착용한다. -왜 사진 속에는 시계가 두 개뿐인가?

김(**)도 그것이 궁금할 것이다. 오랜만에 검은 색 시계를 착용하고 싶어 이곳저곳 찾아봤는데 도통 보이지 않는다. 이것 참, 나도 모르는 사이 잊어버렸나보다. 아니, 잊어버린 것을 모르고 있었나보다. 혹시 길거리 걸으시다 바닥에 저 기종의 검은 시계가 아련하게 떨어져 있다면 슬쩍 눈길 한 번 주시며 저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은 행방도 모른채 회색과 금색 사이에서 고민중이지만 한때는 저와 24시간을 함께한 소중한 친구였으니까요. -시계를 고집하는 이유는?

시계를 착용하면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계를 차지 않았을 때의 허전함과 불안감이 썩 좋지 않다. 그래서 그냥 습관처럼 착용한다. 본인의 삶에 안경과 비슷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정도다. 각각 공간과 시간을 보는 눈을 제공해준달까. -이 글을 쓴 이유는?

검은 시계의 횡방불명에 대한 아쉬움과 이 사실을 지금에야 알게된 본인에 대한 실망감을 비롯한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을 오롯이 담아내고 싶었다. 그러나 의도와 달리 글을 쓸 수록 내가 왜 이걸 쓰고 있는가에 대한 회의가 점점 커져 이만 글을 마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이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시계를 바라보며.


(2018.02.23)


32)

2017학년도 105호, 303호, 거울, 2학년 *반.


늘 그렇지만 많은 것을 배운 한 학년을 보내며. 

매번 겸손한 자세로 배우려 했는데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미 학원에서 여러 번 배운 내용이라며 학교 수업 시간 학원 숙제를 하진 않았는지, 수요일은 자도 괜찮은 교시가 많다며 화요일엔 유독 밤을 지세우진 않았는지 하는 후회도 많다. 대신 배움의 자세를 갖추지 않았을 때 느낀 게 많은 것 같다. 반 친구, 룸메이트, 동아리 친구들, 쉬는 시간의 선생님 등등. 그냥 결과에 대한 관심이 부담 없이 이야기 할 때 스쳐 간 것들을 통해서랄까. 나에게 이런 배움의 맛을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한 학년을 거의 마친 오늘도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반에서 들은 이야기들 중 기억에 남는 것들.

-"애들이 왜 누가 담임 쌤이 될지 궁금해 하는 걸까?"-"우리 마지막 반 배정이잖아." 이렇게 생각한 적 없었는데 뭔가 또 '마지막'이라고 하니 더 특별한 것 같다. 단순히 한국 사회에서 앞으로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혹은 그렇다고 주입하는) 대학 입시(-나 역시 평범하게 사는 게 행복한 거라고 생각하며 대학에 들어가겠다고, 희망 대학과 학과에 입학하는 것을 목표로 공부하는 중이지만 이 삶을 사는 데는 여러 길이 있고 모두의 삶을 존중한다. 아, 대학을 가는 것이 평범한 것이라  표현하는 것도 참 그렇고 그렇지만.)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이 마지막 반 배정이라는 것은 그 이후엔 각자 어떤 삶을 살든 누군가가(-가족 제외) 우리의 삶을 이끌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반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원하던 담임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고 불만을 이야기할 수 없다. 이제 온전히 자신의 결정에 따라 일상이 바뀔 것이다. 시간이 지날 수록 우리를 향하는 자유와 그에 따른 책임이 늘 것이다. 이렇게 문단을 마무리 지려는 순간 '그 전에 우리 조금 더 결정의 폭을 넓히도록 열심히 공부하자.'는 말을 생각하는 나도 참 그렇고 그렇다. -"왜 사람들이 고3에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는지 모르겠어."-"나도."×3

-"고3이 되는 소감은?"-"묻지 마세요."

-"가는데 마다 사람들이 (누구) 이제 고3이구나! 힘들겄네.라고 말해."

등등 다들 고3이 되는 데서 느끼는 생각들에 대한 대화다. 각자의 고민과 걱정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행복(-이제 일 년만 잘 버티면 된다는?)이 투영된 이 말들 중 공감이 되는 것도, 나랑은 생각이 다른 이야기들도 있다. 사실 주변 환경의 영향을 별로 안 받는 사람이라 과거의 나는 내가 고3이 되도 '그냥 그렇지 뭐'하고 넘길 줄 알았는데 막상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이 뭐랄까, 말로 설명하기 힘든 그 짭짤쭈룹한 감정들이 마음속에서 사투 중인 것 같다.


그리고 정말 감사한 그 분께서 내게 툭 던지신 한 마디의 말씀.

힘이 됐다. 그 상황에서 감사하다고 말 한  마디 못한 내 성격이 이럴 땐 참 답답하다. 하지만 어쩌면 대화가 간단하게 마무리 돼 내가 이런 전율을 느낀것인지도 모르겠다. 정말 감사했고, 감사하다. "네가 미안하다고 말해서 편하면 미안하다고 말 해도 돼."라그 말 해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을 너에게서도(-아까도 재차 말했지만 즈엉말 고마웠다.). 부끄럽지만 열심히 살고 있는 나에게서도.


지난 한 학년 동안 소중했던 그래서 앞으로도 소중할 인연들에게도, 소중해질 뻔 했만 스처 지나간 아쉬운 인연들에게도 고마웠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참 그렇고 그런 밤이다.


2018.02.08과 09 사이에서.


(2018.02.09)


33)

2018년 3월을 보내며


1. 개학 그리고 통학

그렇다. 고3이 됐다. 그리고 통학을 하게 됐다. 괜한 고민하는 것 좋아하는 나는 2학기때부터 고민하다 입사생 발표 당일에야 신청을 취소했다. 덕분에 2학기에도 못 들어간다. 여름방학 고민거리 하나 줄인 셈이다. 뭐, 현재까지는 내 선택에 만족 중이다. 

2.사람

우연히 복도에서 만날 때 나를 미소 짓게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먼저 내게 손짓하는 날은 종일 기분이 좋다. 지난 금요일이 그랬다.


3.신

신은 정말 있을까? 아니 계실까? 수특 지문 중에 '우주는 어디서 시작됐을까?'는 과학이 아닌 철학 혹은 종교의 영역이라고 말하는 것이 있다. 음, 이 지문에 따르면 난 과학이 아니라 철학과 종교를 하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하고 싶어했다. 그런데 현실에 순응하다보니 지금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게다. 한참 철학에 빠질 뻔 했을 때 '현실에 안주하라'는 깨달음을 얻었던 영향이 컸다. 그리고 아직까진 다행히 현실의 변화에 내 발걸음을 맞춰가니 긍정적인 것들이 내 앞뒤를 함께 해줬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지금의 행복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이 마음 속에서 싹트고 있다. 이런, 신이 정말 계신다면 이런 걱정들 조금 사그라들게 해주셨음 한다. 아, 이건 너무 이기적인 외침인가.


4.이기적

몇 해 전, 매력적인 제목과 노란 색 표지에 이끌려 읽기 시작했으나 과학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이해가 힘들어 끝내 마지막 챕터를 펼치지 못 했던《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에 따르면 (-내 기억이 맞다면) 인간들은 모두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 생존 기계로, 태어날 때부터 이기적이다. 이건 과학적 진화의 결과일까. 신의 계획하심일까. 음, 이런 걸 적으려던 게 아닌데. 시작과 과정이야 어쨌는 결과에 집중해 이야기하면 인간은 이기적이다. 그리고 나도 인간이다. 아, 정말 이걸 쓰려던 것이 아닌데.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나 왜 이렇게 이기적일까.'다. 그리고 또 다시, 이기적이게도 현재의 나는 이런 생각할 여유 없다며 미래의 내게 짐을 안겨주는 중이다.


5.삶

삶이란. 이런 3,4번과 같은 내용을 쓸 생각은 없었는데, 그저 산뜻하게 3월의 것을 기록하길 바랐던 나의 바람은 수포로 돌아가버리고 말았다. 마치 우리의 삶같지 않은가. 호기롭던 계획과 초반의 으쌰으쌰도 잠시 무형의 유혹에 이끌려 다시 계획을 세워야하는 자리에 우리를 위치하게 하는, 그런 삶.


6.나

정말로 제가 이야기하면 분위기가 싸해지나요? 흑흑.


7. 2018년 3월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보단 짭짤쭈룹한 감정으로 맞이했던 3월도 끝. 

8.장기하

사실 어제 7까지 쓰고 잠 들어 버렸다. 흑. 임시저장글 하나 더 쌓일 뻔 했는데 이어폰을 타고 내 귀에 흐르는 가락이 내 손가락을 이 글로 이끌었다.  허허, 당신 예상처럼 난 장기하와 얼굴들 노래를 듣고 있다.  이 신남과 일상의 것에 대한 감사, 너무 좋지 않은가. 각설하고, 3월 한 달 간의 일들 중 장기하에 대해 이야기할 게 많다. 나는 처음 본 한 친구가 내게 다짜고짜 장기하에 대해 묻기도 했고, 기숙사에 아침마다 나오는 이상한 노래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장기하와 김윤희는 매번 등장했다. 아이고, 부끄러워라. 다만, 난 장얼의 노래를 좋아하는 것일 뿐 장기하에 대해선 잘 모른다. 내가 지금 뭐라는지도 모르겠다.


9.거울

어제의 내가 왜 이 사진을 선택했는지는 모르겠다. (사진 내 마음대로 올려서 미안) 지난 화요일에 찍은 사진. 거울 친구들과 찍은 사진. '우리 수능 보기 전에 언제 또 만나겠어.'란 말에 찍은 사진. 다들 3학년 돼도 가끔 점심식사 함께하자던 말 잊을 만큼 바쁜가보다.


10. 십

그냥 10까지 쓰고 싶었다. 9는 뭔가 모자란 느낌이잖아. 2018년 4월도 파이팅이다.

(2018.04.01)


34)

. 첫 월급

'첫 월급을 받으면 어디에 쓸 거야'라고 너는 물었다. '월급'이라는 게 생각하기엔 너무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졌고, 감히 생각해보면 그 액수는 매우 작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대답을 얼버무렸었다지. 그래도 지금은 뚜루뚜루하고 말할 계획이 하나 생겼다. 너를 만날 거다. 그리고 네가 좋아한다던 맛있는 음식들을 먹을 게다. 내 계획을 지킬 수 있게끔 날 만나달라. 이건 내 마음의 외침이오, 부탁이로다. 앗, 그전에 시험 끝나면 가자던 산책부터 가자. 또 그전까진 열심히 살자. 물론 그후에도!


(2018.04.22)


35)

조금 늦은 감 있으나 18년 04월을 보내며.


1. 오늘 하루 최대 수면 시간 기록을 갱신했다. 대단해. 4월의 피로를 싸악 보내는 잠이었으리.


2.  바이타민

물고기에게도 비타민 주는 시대. 우리집 열대어들은 언제부터 관상어가 되었으며 어째서 아버지는 행복한 표정으로 물고기에게 비타민을 주고 계신걸까? 호호. 비타민, 건강보조식품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서 '우리는 얼마나 더 건강하고, 에너제틱한 삶을 오래 살고 싶은 것일까.'하다가 모순적이게도 나도 매일을 글루콤 한 통과 한약 한 봉지로 시작하고 있음을 깨닫곤 '역시 건강이 최고야!'하고 이상한 결론을 내리고 마는 것이다. 모두 건강한 삶 사세요!


2. 고향

저의 고향은 경상도가 아닙니다. 어머니도, 어머니의 어머니와 아버지도 서울 분이십니다. 아버지도, 아버지의 어머니와 아버지도 고향이 경상도가 아니십니다. 그냥 제 말투가 조금 독특한가 봅니다.


4. 팩트 폭행

요즘 친구들에게 '팩트폭행하지 말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문득 그 뜻이 궁금해져 검색해보니 '사실로 상대방의 정곡을 찌르는 것'이란다. 음, 내 말이 네 말을 막았다면 그건 잘못 된 거다. 이런 생각 갖고 나름 여러 번 생각하고 말하려 하는데 요즘 영 그게 쉽지 않다. 삶의 여유가 줄어든 탓이오. 똑딱. 그럼에도 '팩트'라는 본질마저 지적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넘쳐나는 정보속 '사실'은 강한 무기다. 거짓을 말하는 이들 앞에서도 당당히 사실을 말하는 용기가 우리에게 필요하다.(엉뚱한 결론이다.) 5. 성은 김, 이름은 (**)

고등래퍼를 보던 친구가 좋아하는 래퍼의 이름이 바뀌었다. 나는 연예인용 가명이겠거니 했는데 친구가 노래 하나를 들려준다. 그 래퍼의 이름에 관한 노래, 듣고 나니 뭔가 띠용했다. 내 이름은 왜 ‘김(**)’가 됐을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가 정하진 않았고, 태어나니 사람들이 날 '(**)'라고 불렀을 뿐이다. 문득 특정 시기가 지나면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이름을 정하면 어떨까하고 생각하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인식하곤 생각을 멈춘다. 차설, 내 이름은 부모님께서 철학관에 맡겨 지은 것이며 '뭉치면 바라는 게 이루어진다.'는 좋은 뜻도 함축하고 있다. 부모님의 정성이 들어간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성은? 나의 성은 김, 아버지도 김, 어머니는 성. (급결론이다.) 6.아유해피?

당신은 행복하신가요? 수능 200일이 깨졌다는 소식이 칠판 한 켠에 적혀 그 아래에 뭐시기하고 내 생각을 익명으로 적었는데 어째서인지 다들 내가 적은 줄 알고 있더라. 흑. 뭐, 상투적인 말이지만 숫자에 연연하는 삶보단 각자 의미있는 삶 살았음 좋겠다. 나도 그리고 너도. 그러면 행복도 언젠간 함께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행복이 무엇인진 아직 잘 모르겠다.) 7. 미래

'10년 뒤 나의 모습'이라 글쎄, 늘 궁금하지만 궁금해하기에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가 미래 낙관론자는 아니다!


8. 에스엔에스

당신은 왜 이 글을 읽고 계신가요? (아, 제가 올려서?) 9. 기타 알게된 것들

*예민함이란 머릿속에선 '그럴 수 있지.'하면서도 '아니'란 말이 덜컥 나오는 것이라는 점. 그리고 내가 '아니.' 하는 때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

*주위에 생각이 깊은 사람이 많다는 것. 그러나 서로의 생각을 나눌 여유는 저들의 생각이 깊어지는 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점.


(2018.05.05)


36)

오늘의 뜬구름


0. 뜬구름이라./ 구름은 다 하늘에 떠 있는 것 아닌가.


1. 빠르고 느림./ 시간은 빠르다. 아니, 시간은 그대로인데 나는 느리다. 또 나는 그대로인데 주위의 것은 너무 많이 변한다. 주위의 것은 어제와 같은데 나는 오늘의 생각을 하며 또 내일을 걱정한다./언젠가(-초등학교 고학년 전후?)부터 꾸미기 시작한 친구들을 보며 나는 왜 이것에 관심이 없을까 생각한다. 또 홀로 '우리는 왜 꾸미는 걸까.'하고 생각한다. 그리곤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의 생각을, 언어를, 행동을 후회하진 않을까 걱정한다./ 당신과 오늘의 나를 존중한다. 동시에 당신과 나를, 오늘의 나와 어제의 날 비교한다. 아니, 비교되고 만다. 그러다가 곧 현실로 돌아온다. '느리게 걷자.'는 모순된 외침만 입가에서 웅얼될 뿐이다. 의식의 흐름 미안.


2.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보다 '~이 될까.'라는 다소 미리 지향적인 생각의 지배를 받는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지 않을까 싶다. '나'를 '나'이게 하는 것을 외면한 채로. 뭐, 이런 삶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우선시 되어야 할 것(-나를 아는 것)이 이상적인 일이 된 삶에 가끔 아쉬움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가끔 이곳에 생각을 남기지 않는가. 호, 목표와 꿈이 있다는 것, 그것을 실현할 미래가 있다는 것, 너무 감사하지 않은가./ 당신이 '이게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구만.'하고 이야기한다면 '나도 그러네.'하고 말할 테다. 모순 미안. 열심히 살아야지.


3. 남는다는 건 뭘까./ 변하지 않는 걸까. 그렇다면 남을 수 있는 게 존재할까. 세상은, 나는, 당신은 계속 변할 텐데. 성장이든, 주눅듦이든./ 잊히지 않는 걸까. 그렇다면 계속 기억되게 하는 동력은 뭘까. 남았기에 계속 떠오르는 걸까. 계속 떠오르니 남았다고 할 수 있는 걸까.


4. 자유는 뭘까./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조선을 위한 민주주의 국가인 이유는 그렇게 쓰여 있기 때문이다. 자유도 그렇다.


5. 관성일까./ 파이팅보단 화이팅이 좋은,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할 수록 더욱 '행복하자.'고 하고 싶은 마음. 호호, 우리 모두 행복하자, 화이팅!


6.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실./ 생각은 끝이 없다만 오늘은 여기까지다.


2018.05.22 23:53


(2018.05.22)


37)

/생각, 요즘 아이, 묘한 쾌감, 그리고 세상./ 나는 나를 살까?

당신은 당신을 살고 계신가요?


(2018.06.22)


38)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요? 어디서 무얼 하며 살진 모르겠지만 장소와 행위에 상관 없이 '애매하게 성공한 찌질이'가 되지 않을까 해요. 이것 참 표현하기 힘든데 저를 나타내는 데 있어 애매함과 찌질함을 제외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자기 비판이 아니길 바라며, 그냥 정말 저를 산다면요.

이건 정말 헛소리인데 혁명과 투쟁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면 이상한 것이겠죠? 요즘 사회 체제에 관한 궁금증이 많은데 아직은 제 지식의 깊이가 얕은지라 여유가 생기면 책과 논문들을 읽고 싶어요. 그땐 아마 올 겨울이 되겠지요.

올 겨울,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본능에 대해 생각'하는 거예요. 본능, 내가 행하는 것들 중 교육 받지 않고 하는 것이 몇이나 될까 하는 것. '진정한' 나를 생각하는. 나는 나를 살아야하지 않겠습니까. 히히, 사실 '진정한' 뭐시깽이는 없겠지만요. 

근데 저 지금 이거 왜 쓰고 있죠?

우리는 다 달라요. 그리고 일상은 정치고요. 이걸 표현하는 언어는 대단하며 이 세상엔 정답이 없는 질문도 많기에 지금은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게 나중엔 스스로의 비웃음 거리가 될 수도 있지요. 물론 뿌듯한 추억이 될 수도 있고요. 또 대부분은 그냥 잊히기에 현재의 것을 기록해두는 것이 좋아요.

이런 생각하는 제가 이상한 것이겠죠? 왜 학교에선 이런 생각하는 것을 안 가르쳐주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이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고, 상호 작용하지 않고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지요. 

범함과 비범함, 무엇을 위한 구분일까요. 정상과 비정상, 누구를 위한 구분일까요. 겨울이 오기 전까지 이런 생각들은 잠시 접어두어요. 애매하게라도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요.


(2018.07.15)


39)

뜬금 없음.

별일 없음.

할 수 있음.


(2018.10.03)


40)

11월을 떠나보내며, 수능 본 지 2주 된 김(**)가 하는 생각들

(0. 김(**)의 미래)

1. 김(**)는 규칙적인 삶에 관한 강박이있는 사람이다.

2. 책은 읽을 수록 읽고 싶은 글들이 많아진다.  좋다. 읽는 책에 따라 불복종하는 사람, 송곳같은 사람, 불편해 하는 사람, 투쟁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만 반복하는 중이다. 그전에 ‘다짐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는 게 우선이겠다.

3. 생각을 나누고는 싶은데,, ‘내가 보편적인(?)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하며 사는가.’에 관한 생각은 ‘그렇담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지?’로 이어졌다. 그래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생각 나누기를 요청하는 중이다. 다만, 내가 영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과 솔직한 내 생각을 표현하는 데 능력이 없는 사람인지라 쉽지 않다. (며칠 한 덕에 조금 실력이 는 것도 같다.) 친절히 자신의 생각을 나눠준 친구들 고마워요. 그리고 아직 생각을 나누지 않은(못한) 당신, 곧 나눌 수 있길.

4. 나는 무엇일까?

 문장으로 딱 떨어지지 않는(않길 바라는?) 나에 관한 질문들이 많다. 답이 있는 질문들일까?

5. 그냥 방금 든 생각인데,  내가 하는 생각들이 답이 있긴 한 걸까? (나는 답을 바라며 생각을 하는가? 아니라면 무엇을 위해서?) 내 소중한 시간을 ‘나는 생각하는 것이 좋아.’라는 생각에 나를 파묻고 있는 건 아닐까?

 하암, 일단 자자. 자고 일어나면 12월의 햇빛이 날 맞이해줄 거야.


(2018.11.30)


41)

지질.

(2019.01.25)


42)

1. "(**)는 나-개인-보다는 이 세상, 나아가서는 지구에 관심이 많아요.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해서 미안하지만 그건 요즘 트렌드가 아니에요. 사실 세상에 관심을 갖고 사는 게 당연한 것인데 요즘은 '나 잘 살자!' 이게 사람들 생각이에요." 내가 기억하고픈 대로 조금은 왜곡됐을 문장들이 잠을 빼앗는다. A는 그의 말처럼 내게 미안한 표정을 지었고, 나는 적당히 이해했다는 웃음으로 대응했다. 그의 미안함은 진심이었을까? 나의 미소는 그러지 못했다는 걸 그는 알까? 들은 지 반 년 가까이 된 그의 몇 마디가 나를 일으켜 세웠음을 그는 알까? 결국 그도 트렌디한 사람이었겠지?/ B의 문장이 머리를 관통해 간다. "너는 너만의 세상이 있어. 그런데 세상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넓어." 아, 이 세상은 너무나도 넓으며 나는 아주 작은 존재라는 건 저도 아는 걸요. 그리고 이건 저만의 세상에 국한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은 작은 보통의 존재들이 있기에 굴러간답니다./ "세상에는 바뀌어야 할 것이 많은데 왜 나는 그것에 기여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지내지."라는 C의 문장에 긍정의 표시를 보내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그대가 바꾸고 싶은 세상은 어떠한지 물어보며 능청스레 대화를 이어갈 걸./ 연관 없는 세 사람의 목소리를 둥둥 띄우다 나는 셋 모두에게 진실된 반응을 보이지 못했(않았)음을 깨닫는다. C처럼 '이 세상은 바뀌어야 한다.'는 말을 망설임 없이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솔직한 사람이 되고 싶다. 

2. 그대에게 솔직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먼저다. 한참 생각하고,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그것마저도 지웠다 썼다 반복하는 걸 보니 아직 멀었다. 방금은 '멀은 것 같다.'고 썼다 '멀었다.'라고 의식적으로 고쳤는데 이건 내 솔직하지 않음과 꽤 관련있다. 나는 내 생각에 확신이 없거든! 내 생각이 틀리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하거든! 공부해야지! 

3. 그대들로부터 괴리감을 느낄 수록 나는 왜 그대들의 생각에 관심을 갖는 것일까? 꽤 오래 '우리는 모두 달라.'하고 나를 지탱해오던 다름을 향한 믿음이 실은 나의 이상함을 부정하기에 적합한 핑계였음을 알아챘을 때의 기분을 그대는 아는가. 그리고 방금 만들어 낸 새로운 핑계는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개인의 생각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기에 나의 생각 나누기는 불가피하다는 것. 키킥, 그러니까 나는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겠다는 거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음. 아침에 일어나 이 글을 읽곤 지금의 나를 후회할 의사는 있음.

4. 일기장에 쓸 글자들을 구구절절 적어버리고 말았네! 이게 내가 원한 솔직함은 아닌데, 하하. 저는 가끔 이런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2019.02.09)


43)

저의 괄호를 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