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입니다. 2019. 3. 4. 23:35

“어둠 속을 걷는다고 아침이 안 오지는 않아. 내 모습을 감춘다고 해도 그림자가 없지는 않아. 인생은 항상 바라왔던 대로 이루어지곤 했어. 그래서 크게 걱정하진 않아. 그냥 사는 대로 살아. 난 게을러서 메시지 답변조차도 하기가 싫어. 하지만 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알아. 우후후후후, 우후후후, 후후후후후, 후후후후, 우후후후후후후, 우후후후, 후후후후후후, 우후우후. 아침을 챙겨 먹지 않아도 하루는 잘만 굴러가. 하지만 힘이 없어 보이는 건 누군가는 원치를 않아. 가끔은 온전히 혼자였으면 좋겠다 생각해봤어. 하지만 막상 그렇게 되면은 견딜 수가 있을까 싶어. 난 게을러서 앞으로 살아갈 날이 조금 막막해. 하지만 걱정하진 않아. 날 위한 계획이 있을 거야. 우후후후후후, 우후후후, 후후후후후, 우후후후, 후후후후후후, 후후후후, 후후후후후, 후후후후.”

-Offing의 ‘circle’


  원처럼 반복되는 매일. 오후에 괜히 오묘한 감정들이 나를 관통해갔다. 2월 17일에 난생 처음 느꼈던 그 두려운 감정, 오늘이 두번째다. 나는 왜 이렇게 작을까. offing의 ‘circle’로 위로(?) 받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중. 휴, 빛을 쐐야 그림자가 생기는데. 내가 무얼 하든 아침이 올테니 내일은 조금 더 멋진 원을 그리리라!(-‘그리리라’라는 단어 덕분에 ‘피식’하고 웃었다. 글 쓰길 잘했다!)


-

고등학교 졸업한 지 20일,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1. 2019년 대한민국에서의 대학의 영향력이란.

  고등학교에서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좋은 기억들이 참 많은데 대입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거둔 탓에 요즘 스스로에게 부끄럼을 자주 느낀다. 그래도 오늘 대학교에서의 첫 날을 맞이했다면 이 글을 쓰고 있지 않을 거다. 하루 하루, 내 할 일을 하며 살자.

2. ‘나’를 많이 알게 됐다.

  -1)  15년 동안 살던 동네를 벗어나 다양한 지역에서 온 친구들을 사귀며 내가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임을 알게 됐다. 특히, 1-2학년 기숙사 생활을 통해 많은 걸 배웠다.

  -2) 친구들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때가 종종 있었고, 특히 ‘사랑’을 이야기할 때 그랬다. 학년이 올라갈 수록 사랑 이야기의 비율은 높아졌고, 이는 사랑/ 나의 성적 정체성 및 지향성을 고민하게 했다. 때론 이런 생각의 무의미함을 느끼기도 했고, 그래서인지 아직 답을 얻진 못했다.

  -3) 대입을 준비하며 자연스레 내 진로를 고민하는 시간이 늘었기에 나의 기호를 알게 됐다. 다만, 자기 소개서를 쓸 때의 기간이 소중하지만 자기 소개서 속 나는 그리 솔직하지 못했다. 뭐, 입학할 때의 나는 3년 뒤의 내가 이런 학과들에 지원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거다. 이걸 쓰며 고등학교에서의 여러 결정의 순간들을 떠올려보는데 내 선택의 이유들이 명확히 떠오르지 않는다. 인생을 맘편히 잘 살아온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조금은 무책임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3년 뒤의 내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4)  나는 나를 사랑한다. 이건 고등학교 입학 전부터-. 조금 말 못하고, 부끄럼 많아도 괜찮을 거야.

3. ‘변화’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때론 이야기하는 사람이 됐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이는 변화에 대한 확신이 생겨서라기보단 오히려 그 반대다. 흠, 내가 주로 이야기하는 변화의 대상은 세상인데, 세상의 변화는 작은 의식의 변화가 모여 생긴다는 걸 느끼게 되어서랄까. 3년 동안 여러 차원에서의 변화를 지켜본 덕분이다.

4. ‘학창 시절,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의 답을 찾았다.

  무려 복수의 답안! 먼 미래에 고등학교가 그리워 학교를 찾아갔을 때 적어도 한 분은 계속 그 곳에 계실 것. 여러 선생님들을 보고, 선생님들의 말씀을 들으며 여러 가치들을 배웠다. 감사합니다.

5.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1)  많은 경우에 나의 부끄러움을 내세웠던 것.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학교 생활을 했다면 하는 후회. 그런데 고등학생의 나는 성격 상 그러기 힘들었을 것이고, 졸업 후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도 많은 발전이지 않을까, 하하. 그래도 조금 더 내 생각들을 표현하고, 궁금한 것들을 질문했다면 스스로에게 더 뿌듯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2) 1학년 때 일기를 쓰다 만 것. 무엇 때문인지 2016년 4월부터 2017년 1월까지의 기록들이 거의 없다. 같은 맥락에서 사진을 조금 더 찍어둘 걸 하는 후회도 한다. 기록의 완성도와 상관 없이 그 나이/순간에만 기록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다.

  -3)  돌이켜보니 감사한 것들을 너무 당연히 여겼던 것.

6. 오래 기억에 남을 것들.

  이건 안 기록해도 되겠지? 내 머리/마음속에 오래 간직될 것이니. 고마운 것/분들이 참 많다.

7. 가족, 감사한 존재.

   부모님께 매사에 감사한 데 이 마음을 표현하는 데는 영 재주가 없다. 그래서 죄송하다. 조금 더 내 마음을 잘 드러내는 딸이 되고 싶다. 동시에 ‘가족이란 무엇일까.’는 나의 오랜 과제가 될 것.

8. 나는 주절대는 걸 좋아하나 봐. 그러니까 지금 이런 걸 쓰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