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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차이.

무엇입니다. 2019. 3. 1. 23:57

  나는 세상이 바뀌는 것은 결국 그 세상을 사는 전반적인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전반적이지 않은 사람(-이들의 존재를 부정적으로만은 생각하지 않는다.)도 있으며 바뀌기 전의 세상에 적응했던 집단에게 변화를 받아들이기란 어려울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세대 차이가 생긴다. 나 역시도 부모님과 꽤 자주 세대 차이를 느낀다. 이 글도 나와 엄마의 세대 차이로부터 시작됐으니 잠깐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요 며칠 엄마께서 컴퓨터로 하셔야 하는 회사 업무에 관해서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셨다. 나에게는 간단한 일들을 내 일처럼 도와주다가 오늘은 문득 내가 엄마의 나이가 됐을 때를 상상했다. 얼마 전 뉴스에선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의 코딩 교육이 의무화된다고 했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시작된 컴퓨터 수업은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 자격증 열풍을 일으켰다. 부모님께선 학창 시절에 주판 다루는 법을 열심히 배웠다고 하셨다. 40년 전, 부모님들의 학창 시절 필수품이었던 주판은 지금은 휴대전화의 수없이 많은 기능 중 하나인 계산기 어플리케이션으로 대체된 지 오래다. 마찬가지로 내가 10년 전에 신문명이라고 배운 컴퓨터 기술도 30년 뒤에는 구시대의 상징이 되지 않을까. ‘내가 어렸을 때엔 유튜브라는 게 있었고, ~~~~ 영상들이 유행이었어.’,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엔 한 반에 35명씩 있었어. 일반적으로 한 학년을 자연계, 인문계, 예체능 계열로 나눴었지.’, ‘나 때는 공기를 사먹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니까. 내가 한창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대기질이 나빠진다고 국가적으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고, 나도 마스크를 끼고 다녔었지. 아, 마스크가 뭐냐고?’ 등등이 내가 부모님의 나이가 됐을 때 하는 생각들이 아닐까. 몇 년 뒤에 취업을 위해 코딩을 배우는 나의 모습이 상상된다. 휴. 내가 지금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들이 미래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조금 아찔했다. 다만, 변화는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불가피하기에 세상이 바뀌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단 그것과 함께 인식이 성장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여기까지가 오늘 오전의 생각이었는데 오후에 운동을 하다 5-6세 정도 돼 보이는 아이의 말을 듣곤 마음이 흔들렸다. ‘엄마, 태극기는 나쁜 거 아니야?’라는 해맑은 물음. 흠, 가끔은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마음으로는 그렇지 못한 것들이 있다.